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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 밥통도 못 만드는 밥통같은 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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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밥통도 못 만드는 밥통같은 놈들.."

혹시 '코끼리 밥솥' 기억하시나요?

지금은 한국의 전기압력밥솥을 따라갈 제품이 없지만, 처음 전기밥솥의 대유행을 일으킨 곳은 일본 조지루시 사의 전기보온밥솥입니다.

일명, '코끼리표 전기밥솥'이죠.

우리나라에서도 금성사(현 LG전자)에서 처음 소개해 전기밥솥을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주부들에게 어필했지만,

집에서 밥솥에 지은 밥보다 맛이 떨어지는 국산 전기밥솥보다 일본의 코끼리 밥솥 성능이 훨씬 좋아 일본 관광의 필수 구매품이었다고 합니다.

오죽하면 양손에 밥통을 들고도 모자라 발로 차서 굴리면서 사올 정도라고...

코끼리표 전기밥솥 사건

때는 해외여행이 완화된지 얼마 되지 않은 80년대 초반.

83년도 1월 아사히 신문에서 '한국 손님 덕분에 매출이 늘어난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는데요.

당시 한국은 경상수지 적자에 외채도 많아 자유무역보다 보호무역의 입장을 취하던 시기라 예민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출처=1983년 2월 8일자 경향신문

국내 언론에서는 '연초부터 분별없는 아줌마들의 걸신들린 쇼핑으로 나라망신'이라는 비난을 쏟아냈고,

세관에서는 당장 해외여행자들을 수소문해 통관 상황을 확인하고 경찰에서도 환전과정을 비롯한 수사를 진행해 결국 관광여행사 간부 2명과 여행객이 구속 및 입건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를 유심히 지켜보던 당시 전두환 대통령에게서 나온 반응은,

"에이 밥통도 못 만드는 밥통같은 놈들" "밥통도 하나 제대로 못 만드는 주제에 어떻게 일제 밥통을 사가지고 들어오는 여자들을 욕해?" "그네들이 왜 일제 밥통을 살 수밖에 없느냐 말이야?" "이봐. 이거 우리가 만들 수 있어, 없어? 6개월 안에 다 만들어."

라고 말해 한국 산업의 현대화를 이끌었다(?)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출처=손성진 지음 <럭키 서울 브라보 대한민국>

한국에서 만든 최초의 전기'압력'밥솥

사실 대통령의 엄포(?) 이전에 전기밥솥을 개발하려는 시도는 이미 진행되고 있었는데요.

해당 사건 이후, 오쿠에서 전기압력보온밥솥 원천 기술을 개발하고, 대웅모닝컴에서 세계 최초로 전기압력보온밥솥을 개발하게 됩니다.

삼성과 노비타가 함께 만든 최초 IH밥솥(출처=1993년 9월 21일자 동아일보)

93년에는 삼성과 LG전자에서 국내 최초로 IH 전기압력밥솥을 출시했고,

이후 90년대 중반, 성광전자(현 쿠쿠홈시스)에서 가마솥으로 지은 듯한 꼬들하면서 구수하고 찰진 밥을 재현하면서 일본의 전기밥솥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됩니다.

이제는 코끼리 밥솥으로 유명했던 조지루시 사는 밥솥보다 보온병이나 텀블러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합니다.

과거 우리가 그랬듯, 중국인이 사랑하는 한국 밥솥

출처=쿠쿠전자

우리가 예전에 일본에 방문하면 코끼리 밥솥을 사는 코스가 필수였다면, 이제는 중국인들이 한국에 방문해 사가는 필수 구매품이 쿠쿠 밥솥이라고 합니다.

고객에 맞춰 쿠쿠전자에서 중국어 음성 지원 기능도 추가했더니 오히려 중국인들이,
'한국어가 나오지 않고, 중국어가 나오니 한국산이 아니라 중국산 짝퉁이 분명하다!'
반품하는 사례까지 있을 정도인데요.

그만큼 우수한 한국 전기밥솥!
이제는 멀리서 찾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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