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까지 잘 갈리는
초고속 블렌더 고르는 법

재료를 분쇄하거나 섞어주는 용도의 가전제품을 주로 블렌더(믹서기)라고 부르는데, 재료를 다루는 방식과 사용목적에 따라 블렌더, 분쇄기, 착즙기 3가지로 구분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믹서기(mixer)는 블렌더(blender)를 다르게 표현한 말로, 같은 제품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먼저, 재료를 분쇄하는 방식에 따라 구분할 수 있습니다.

블렌더와 분쇄기는 재료를 칼날로 갈아서 섞어주는 방식, 착즙기는 재료를 압력으로 누르거나 비틀어서 수분을 짜내는 방식입니다.

또, 사용하는 주재료에 따라서도 구분할 수 있는데, 블렌더와 착즙기 야채, 과일 등 물기가 있는 재료를, 분쇄기는 곡물이나 커피, 건조식품 등 물기가 없는 마른 재료를 분쇄할 때 주로 사용합니다.

블렌더는 고속의 모터로 칼날을 빠르게 회전시켜 재료를 갈아주는 방식입니다. 과일주스, 스무디, 빙수, 이유식, 소스, 곡물, 다지기 등 다양한 곳에 활용할 수 있으며, 사용목적에 따라 3가지로 구분됩니다.

통상적으로 모터의 회전수가 15000rpm 이상인 제품을 초고속블렌더, 그 이하의 제품을 저속 블렌더(믹서기)로 구분합니다. 이 외에도 칼날이 스틱에 붙어 손으로 쥐고 사용하는 제품은 핸드블렌더로 구분합니다.

믹서기와 초고속블렌더 모두 주로 과일, 채소주스를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두 제품의 차이점은 모터의 속도와 힘입니다.

더 빠르게, 세게 갈리는 초고속블렌더는 입자가 매우 작고 곱게 갈리는 반면, 믹서기는 상대적으로 모터의 속도가 느리고 약해 입자가 크게 갈려집니다.

때문에 초고속블렌더는 단단한 얼음이나 냉동과일도 곱게 분쇄할 수 있어 빙수나 스무디를 보다 더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믹서기보다 가격은 비싼 편입니다.

반대로, 주스나 수프, 이유식 등을 만들 때 입자가 커서 약간 씹히는 식감을 원한다면 믹서기가 더 적합할 수 있고 가격도 더 저렴한 편입니다.

핸드블렌더는 믹서기나 초고속블렌더보다 회전 속도가 느려 주스보다는 다지기, 반죽, 거품내기에 더 적합합니다.

분쇄기는 블렌더와 비슷하지만 주로 커피나 곡물, 건어물 등 마른 재료를 분쇄하는 데 더 적합합니다.

이런 마른 재료들은 수분이 많은 과일, 야채보다 단단하기 때문에 플라스틱 용기보다 흠집이 덜 생기고 단단한 금속 소재로 되어있습니다.

착즙기는 칼날 판이나 드럼이 회전하면서 압력으로 재료가 가지고 있는 수분(즙)을 짜내는 방식입니다.

착즙기의 첫 번째 장점은 영양소 파괴가 적다는 점입니다.블렌더는 재료가 칼날에 갈리면서 영양소가 파괴될 수 있지만 착즙기는 분쇄 과정이 없어 영양소 파괴가 적습니다. 하지만 즙을 짜낸 과육이나 껍질에 남은 영양소를 섭취하긴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 다른 장점은 재료의 수분만 추출하기 때문에 씹히거나 걸리는 식감 없이 부드러운 주스를 마실 수 있다는 점입니다.하지만 동시에 수분이 많은 재료만 사용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 블렌더는 모든 재료를 갈아 찌꺼기가 남지 않지만 착즙기는 수분을 짜낸 과육이나 껍질이 찌꺼기로 버려져 따로 처리를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착즙기는 회전 방식에 따라 원액기, 녹즙기, 주서로 분류됩니다.

구조가 가장 단순하고 저렴한 주서에 비해 녹즙기나 원액기가 착즙 성능이 좋은 편입니다.
또, 녹즙기에 비해 원액기는 저속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영양소 파괴가 가장 덜한 편입니다.

녹즙기는 채소, 주서는 과일을 주로 재료로 하고, 원액기는 채소와 과일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초고속블렌더 구매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료가 얼마나 잘 갈리느냐입니다. 이 성능을 결정하는 요인 중 하나가 모터의 회전수로, rpm으로(분당 회전수) 표시되며 숫자가 클수록 재료를 미세한 입자로 분쇄할 수 있습니다. 회전수가 높은 제품일수록 같은 재료도 짧은 시간에 분쇄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10개 이상의 초고속블렌더를 테스트한 결과, 25000rpm 이상은 되어야 얼음 같은 단단한 재료도 작은 입자로 고르게 분쇄할 수 있었습니다. 소비자가 믹서기가 아닌 초고속블렌더를 구매하며 기대하는 것이 고운 식감과, 강한 분쇄 성능이기 때문에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얻으려면 적어도 25000rpm 이상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씹히는 식감을 원하거나, 입자가 조금 굵게 나와도 괜찮다면 25000rpm 이하의 제품을 구입해도 무방합니다.

모터의 종류/구조/효율 등에 따라 제품별로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소비전력이 높은 모터가 더 강한 회전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회전수는 높은데, 소비전력이 이상하게 낮은 제품은 모터의 힘이 부족하여 분쇄 성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회전수와 소비전력을 함께 고려하여 최소 1000W 이상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습니다. 소비전력이 높아도 블렌더는 사용시간이 짧아 전기 요금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회전수와 소비전력이 블렌더의 성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지만, 회전수만으로 분쇄 성능이 결정되지는 않으며, 칼날의 강도와 종류, 용기의 형태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따라서, 구매 전 제품의 후기를 찾아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1) 쌀, 커피, 콩 등의 곡물의 분쇄에는 일자칼날
2) 마늘, 육류 등 무른 재료의 다지기나 반죽에는 S자칼날
3) 주스, 빙수, 분쇄 등 다양한 사용에는 십자/이중 칼날이 많이 사용됩니다.

블렌더 용기와 칼날이 분리되면 용기 내부와 칼날까지 깨끗하게 세척해서 관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칼날이 분리되는 제품은 분리를 위해 여러 부품으로 나누어지기 때문에 연결부에 찌꺼기가 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세척할 때마다 분리, 세척해 줘야 하며 사람에 따라 이 점이 번거롭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칼날이 분리되지 않는 제품은 세제나 식초를 희석한 물을 넣고 작동시키면 쉽게 세척할 수 있습니다.

부지런해서 자주 씻고 청소할 수 있다면 분리되는 제품이 그렇지 않다면 분리되지 않는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부 제품은 진공 기능이 있는데요, 진공 마개나 펌프를 이용해 외부 공기 유입을 차단해 용기 내부를 진공상태로 만들어줍니다. 이런 제품들은 제조사에서 영양소 파괴가 덜하고, 색이 유지되거나, 층 분리가 덜하고 더 맛있다고 광고하고 있습니다.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칼날이 야채나 과일을 분쇄하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공기가 내용물 속으로 유입됩니다.
이때 재료가 산화되면서 영양소가 파괴될 수 있는데, 진공 블렌더는 산소 유입을 차단해 영양소 파괴를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영양소의 파괴는 산화 과정뿐 아니라 칼날이 회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찰열로도 파괴될 수 있는데, 이 과정은 진공 블렌더도 막을 수가 없습니다.

진공 블렌더를 사용하면 과일 주스의 갈변현상이나 거품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갈변현상은 과일의 효소 등이 공기와 만나 색을 변하게 하는데, 진공 기능을 사용하면 공기와 접촉을 줄일 수 있어 과일 고유의 색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또, 주스를 만들 때 생기는 거품도 덜 생겨 깔끔한 상태로 마실 수도 있습니다.

10개의 블렌더를 테스트한 결과, 진공 블렌더가 층 분리 현상이 덜하다고 판단하긴 어려웠습니다. 오히려 층 분리는 입자가 고르게 갈렸는지에 따라 달랐으며 재료에 따라 차이가 있어 일관성 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같은 테스트에서 맛 비교도 해보았지만, 진공 제품이 더 맛있다는 느낌은 없었으며 전체적으로 맛 차이는 크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진공 기능은 필수 기능이 아니며 일반적으로 더 고가이므로 예산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용기의 뚜껑이 막혀있는 제품이 있고, 보조 마개로 덮여 있는 추가 투입구가 있는 제품이 있습니다. 작동 중 재료를 추가하거나 물을 더 넣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추가 투입구가 있으면 용기 뚜껑을 열지 않고 투입이 가능해 편리합니다.

실제로 사용 중에 많은 양을 주스를 만들 때에 과일이나 얼음조각의 틈이 발생하여 한 번에 들어가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추가 투입구가 없는 제품은 꽉 닫혀 있는 뚜껑을 여는 과정이 꽤 불편한 편입니다.

또한, 추가투입구에 누름봉까지 있는 제품은 작동 중에 재료가 뭉치거나 용기에 끼는 경우 칼날이 헛돌게 되는데, 누름봉이 있으면 재료를 휘젓거나 칼날 쪽으로 눌러줄 수 있어 더 잘 갈리게 됩니다.

​누름봉이 없는 경우 젓가락 등을 넣어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칼날과 부딪힐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합니다.

그리고 블렌더 중 가열 기능이 있는 제품이 있습니다. 이때 누름봉에 온도 측정기가 있으면 수프나 이유식 등 따뜻한 음식을 만들 때 온도를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자동조리 모드는 재료의 강도나 종류에 따라 알맞은 시간과 속도를 세팅해두어, 버튼만 누르면 알맞게 조리해 주는 기능입니다. 제품에 따라 주스, 스무디, 다지기, 분쇄, 죽, 얼음 등 2~8개 정도의 모드가 세팅되어 있습니다.

이 기능이 있으면 작동 시간이나 속도, 정지·작동을 자동으로 조절해 편리합니다. 특히, 수프나 이유식을 조리한다면 자동조리에 가열 기능이 추가된 제품이 유용합니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원하는 분쇄 정도의 차이가 있고, 양이나 재료 등 달라지는 변수가 많아 수동 조작을 선호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경우, 조리 시간을 맞출 수 있는 타이머 기능이 있는 제품이 편리할 수 있습니다.

용기의 종류는 소재에 따라
1) 가볍고, 깨질 위험이 없지만 변색과 흠집이 날 수 있는 플라스틱,
2) 변색과 흠집에는 강하지만 깨질 위험이 있는 유리용기가 있으며
3) 두 개의 단점을 보완한 트라이탄 용기가 있습니다.

저속블렌더에는 주로 플라스틱과 유리, 초고속블렌더에는 유리와 트라이탄 소재가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트라이탄은 아기 젖병에 많이 쓰이는 소재로 환경호르몬 의심물질이 없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동일한 제품의 유리용기 대비 가격이 5~10만원 정도 비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가성비가 좋은 유리용기를 고려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유리 용기는 무게가 2kg 가량으로, 플라스틱이나 트라이탄 용기가 1kg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무게입니다. 이 정도 무게는 자주 사용하거나, 힘이 약한 경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 2kg 유리용기를 사용해봤을 때, 성인 남성이 들기에도 가볍진 않았고 특히 설거지 시 많이 불편했습니다.

4인 가족이 한 번에 먹을 양의 주스를 만들려면 1.5L 정도의 용량은 되어야 하며, 용기에 재료를 가득 채우게 되면 잘 갈리지 않기 때문에 최소 1.5L 이상을 권장합니다.

초고속블렌더는 강한 회전력의 모터와 이를 버틸 수 있는 무게로 설계되어 가벼운 것도 4kg, 무거운 제품은 7kg에 달하기도 합니다. 보통은 주방의 한 공간에 위치시켜 두며, 자주 이동하지 않기 때문에 본체의 무게는 크게 고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같은 무게와 용량의 제품이라도 본체와 용기의 형태에 따라 높이가 40 ~ 55cm 정도로 차이가 나는 편입니다.
조립된 상태로 보관하거나 수납공간이 여유롭지 않은 주방이라면 수납장의 크기에 맞추어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습니다.

초고속 블렌더는 모터 힘이 세고 rpm이 높아 사용할 때 소음이 매우 큽니다. 테스트 결과, 최소 속도에서는 77~85dB, 최고 속도에서는 90dB 이상으로 무선청소기, 헤어드라이어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소음의 크기는 제품 선택시 고려할 요인은 아닙니다. 블렌더의 사용 시간은 최대 3분 이내로 매우 짧기 때문입니다.

다만 소음에 민감한 편이거나, 방음이 잘되지 않는 환경이라면 초고속블렌더보다는 믹서기를 구입하는 것을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