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에 딱 맞는 볼펜 고르는 법

유성(油性)은 지방산과 알코올의 혼합물에 염료를 섞어 만드는 잉크로, 오일이 베이스입니다. 그래서 'Oil-Based Ink'라고도 합니다. 볼펜 하면 떠오르는 '모나미 153'과 'BIC 크리스탈'이 유성 잉크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제품입니다.

유성 잉크의 가장 큰 장점은 종이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잘 써진다는 것입니다.

일반 노트나 복사 용지는 물론, 품질이 떨어지는 종이, 표면이 거친 종이 박스에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건조 속도가 매우 빨라 형관펜으로 덧칠을 하거나 노트에 작성하고 다음 장을 덮을 때 좋습니다. 특히 광택지나 포스트잇, 영수증과 같은 종이에도 번짐 없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종이에 여러 용도로 두루 사용할 사무용 볼펜으로 적합한 잉크입니다.

또한 물에 용해 되지 않고 방수가 되기 때문에 물이나 음료 등을 쏟아도, 혹은 습기가 많은 곳이라도 글씨가 번지거나 훼손될 걱정을 덜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력서나 보고서 등 중요한 문서나 기록을 위한 보존용 문서에 사용하기에도 좋습니다.

한편 강한 점성으로 인해 중력으로 쏟아지는 잉크량이 적어 다른 잉크 타입에 비해 수명이 길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반면 강한 점성으로 인해 글씨를 쓸 때 다소 압력이 필요하고 필기감이 뻑뻑한 편으로 장시간 사용 시 손이 피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종이에 묻는 잉크량이 적고 색이 다른 잉크 타입에 비해 옅습니다.

따라서, 손에 힘이 약하거나 적은 힘으로도 많은 잉크량과 선명하고 진한 색을 원한다면 수성이나, 중성 펜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편 점성으로 인해 볼에서 종이로 떨어지지 않은 잉크가 쌓여 찌꺼기 생기기 쉽습니다. 이런 경우 건조가 빨라도 번지거나 손에 묻을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유성 잉크의 단점은 대부분 강한 점성에서 기인합니다. 그래서 기존 유성 잉크의 점도를 한층 낮춰 단점을 개선한 저점도 유성 잉크가 있습니다.

적은 힘으로도 선명한 글씨를 쓸 수 있고 찌꺼기가 덜 생기며, 번짐에 강하고 종이를 가리지 않는 장점은 그대로 계승했습니다. 점도가 낮아진 만큼 필기감 또한 상당히 부드럽습니다.

또한 기존 유성 잉크는 색상에 제한이 있는 반면, 저점도 유성 잉크는 보다 다양한 색상 선택 폭이 있는 것도 특징입니다.

현재 가장 인기가 좋은 잉크 타입이며 그래서 현재 대부분의 유성 볼펜은 저점도 유성 잉크로 출시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유니볼 제트스트림'과 '제브라 스라리'가 있습니다.

다만 기존 유성 볼펜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잉크량과 발색이 상향되었다 하더라도 수성이나 중성에 비해서는 약합니다.

수성(水性)은 물에 염료를 섞어 만든 잉크로 'Water-Based Ink'라고 합니다. 물이 베이스기 때문에 점성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며 '모닝글로리 프로마하'가 대표적인 수성펜입니다.

수성 잉크는 무엇보다 힘을 들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점도가 거의 없기 때문에 쏟아지는 잉크량이 많아서 펜 끝을 종이에 대는 것만으로도 굵고 선명한 선을 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소 힘을 줘야 하는 유성 볼펜이 피로하거나, 손에 힘이 약하다면 수성펜이 적합합니다. 

다만 잉크량이 많은 만큼 종이 뒷면에 비침이 심한 편입니다. 그래서 얇은 종이 노트를 주로 사용한다면 수성펜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수성 잉크는 흐르는 잉크량은 많지만 흡수가 잘 되기 때문에, 노트나 복사 용지 같은 일반적인 종이에는 빠르게 스며들어 번짐이 거의 없습니다.

다만 흡수가 잘 되지 않는 코팅지나 광택지에는 건조가 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따라서 교과서나 포스트잇에 사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고, 형광펜이나 종이가 겹쳐지는 노트에 수성펜을 사용할 거라면 종이 유형을 확인해야 합니다.

물 번짐은 방수 적용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중요한 문서를 작성하거나 물을 쏟기 쉬운 환경이라면 방수(Water Proof)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수성 잉크는 점도가 약해 볼 끝이 종이에 직접 닿기 때문에 필기 시 종이의 질감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그래서 '거칠다' 혹은 '서걱거린다'는 느낌이 들게 됩니다.

이런 필기감은 선과 획을 또박 또박 쓰기에 유리합니다. 그래서 풍부한 잉크량으로, 적은 힘과 함게 굵고 똑바른 글씨를 원한다면 도움이 됩니다.

반면 미끄러지듯 부드러운 필기감을 원한다면 적합하지 않습니다.

중성(中性)은 수성을 베이스로 안료와 점착체 등을 섞어 만드는 잉크로 유성과 수성의 중간 정도 점성을 가지며, 둘의 장점을 적절히 혼합한 모습을 보입니다. 흔히 젤(Gel) 잉크라 부르며 이름에 'Gel'이 들어가거나 중성 볼펜보다 색이 진한 대부분의 볼펜이 이에 해당합니다. 

먼저 중성 잉크는 점도가 낮아 유성에 비해 잉크량이 많고 발색도 진합니다. 그래서 비교적 적은 힘으로도 선명하고 굵은 선으로 글씨를 쓸 수 있습니다.

또한 수성에 비해서는 더 강한 점성으로 인해 부드러운 필기감을 가집니다. 그래서 풍부한 잉크량을 매끄럽게 쓰기 좋습니다.

즉, 유성과 수성의 장점을 혼합해 가지고 있는 것이 중성 잉크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따라서 유성의 얇고 연한 색이 아쉽거나 수성의 거친 필기감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중성펜이 적합합니다. 다만 부드러운 정도는 저점도 유성에 비해서는 조금 약합니다.

반면 중성 잉크는 번짐에 있어서는 유성과 수성보다 취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수성을 베이스로 했기에 유성이 가진 건조 속도의 이점을 잃고, 점도가 수성보다 높기에 흡수가 느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형광펜 사용 시에는 5초~10초 이상 충분히 시간을 두고 기다려야 합니다. 특히 왼손으로 글을 쓸 때에는 건조가 느린 것이 맹점이 됩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건조가 빠름을 내세우는 제품이 출시되기도 하는데, 제품 이름이나 소개에 'Quick Drying'이나 '속건성'이 붙습니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번짐이 적은 중성펜을 찾는다면 이 점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방수는 적용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데, 물 번짐을 막고 싶다면 제품 소개에 '방수' 혹은 'Water Proof'가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일반적으로 0.5mm 굵기가 기준이며, 서구권에서는 0.7mm가 기준입니다. 이런 차이는 언어에서 기인하는데, 영어에 비해 한글과 한자처럼 획이 촘촘한 글씨에는 보다 가는 굵기가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글 필기를 중심으로 사용한다면 0.5mm 이하의 굵기를 선택하는 것이 좋으며, 큰 글씨를 주로 쓰거나 영어와 필기체를 중심으로 사용한다면 0.7mm 이상의 굵기를 선택하는 것이 대체적으로 좋습니다. 

다만 스펙상 굵기가 같아도 제품에 따라 실제 굵기의 상대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잉크 점도에 따른 차이가 큰 데, 쏟아지는 잉크량에 따라 유성, 중성, 수성 순으로 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대략적으로 유성 0.5mm가 중성 0.3~4mm와 비슷한 굵기이고, 수성의 경우는 가장 가는 굵기¹⁾의 펜을 사용해도 유성 0.5mm보다 얇은 선을 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미세한 획과 글씨를 선호하거나 칸이 좁은 노트를 사용한다면 0.5mm이하의 유성²⁾ 혹은, 0.4mm이하의 중성 펜³⁾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수성펜은 얇은 굵기의 심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가장 얇은 수성펜도 0.4mm 내외 입니다.

2) 일반 유성 볼펜은 0.5mm 미만을 찾기 어렵지만, 저점도 유성은 0.3~0.4mm 굵기도 많습니다.

3) 중성펜은 굵기의 종류가 가장 다양하고 가늘게 만들기도 유리해 최소 0.25mm부터 선택할 수 있습니다.

유성 잉크는 점도가 높은 기름에 색을 선명하게 녹이는 것이 어려워 블랙, 레드, 블루 3가지 정도의 색상으로 제한됩니다.

수성은 다양한 색상을 낼 수는 있지만, 수성 볼펜의 경우 대부분의 제품이 유성과 마찬가지로 3가지 색상만 출시합니다.

한편 기존 유성의 점도를 낮춘 저점도 유성의 경우 조금 더 다양한 색상이 가능한데, 옐로우, 그린, 퍼플 등의 색상이 출시됩니다.

반면 중성 잉크는 매우 다양한 색상 선택이 가능하며, 많게는 20~30가지 이상의 색상을 출시한 펜도 있습니다. 옐로우, 그린, 브라운, 퍼플 등 기본 색상 외에 더 세분화 된 색상도 있고, 파스텔 톤 색감도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색상으로 다채로운 필기를 원한다면 사실상 원하는 거의 모든 색상을 취할 수 있는 중성펜이 적합합니다. 

볼펜을 쥐었을 때 손에 감기는 편안함이 느껴져야 장시간 필기에도 피로감이 덜 합니다. 이는 개인의 손 크기와 펜을 쥐는 모습에 따라서 편차가 심하지만 대체적으로 지름과 무게, 그리고 고무 그립에 영향을 받습니다.

대다수의 볼펜 지름은 10mm대 수준이며, 아주 작은 손이 아니라면 10~11mm 정도의 지름이 편안하게 쥐기 좋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수치보다 누구나 아는 볼펜인 모나미 153과, 동아 스피디볼을 떠올려 보면 가늠하기 쉽습니다. 각각 8mm, 9mm의 지름을 가지고 있는데, 이보다 두툼한 두께의 제품을 찾으면 대부분의 손에 쥐기 더 편하다 판단할 수 있습니다.

무게감이 충분히 있어야 사용 시 손이 편안합니다. 너무 가벼우면 획을 제어하는데 힘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대다수의 볼펜 무게는 10g대 수준이며 11g이상의 무게면 과하지 않은 묵직함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가벼운 제품에 비해 글씨를 제어하는 데 확실히 적은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또한 기준 제품을 떠올리면 판단하기 좋은데, 모나미 153은 약 5g, 동아 스피디볼은 약 7g 정도입니다.

고무 그립은 호불호가 다소 강한 영역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필기량이 많거나 강하게 필기구를 쥐는 습관이 있는 경우 고무 그립이 있는 것이 손 아픔에 대부분 유리합니다.

고무 그립 간에도 견고함과 쫀쫀함 정도의 차이가 있는데, 일부 저가형 제품의 경우 고무가 늘어나거나 변색이 일어나는 일이 잦습니다. 반면 최근 판매 중인 1000원대 이상의 볼펜은 그립의 퀄리티가 좋은 편으로 보다 견고한 그립감을 원한다면 저가형의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볼펜의 형태는 3가지로 나뉘는데 뚜껑을 여 닫는 뚜껑식, 똑딱 누르는 노크식, 제품을 돌리는 트위스트식이 있습니다. 이 중 뚜껑식은 잉크 마름을 막기 위함으로 점도가 낮은 수성이나 일부 중성펜에 경우 적용됩니다.

뚜껑은 잃어버릴 염려도 있고, 뚜껑이 옷이나 가방 안에서 열릴 경우 잉크가 샐 수 있어 만일 휴대용으로 볼펜을 찾는다면 뚜껑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클립이 있어야 노트나 안 주머니에 끼우기 좋아 편리하게 휴대할 수 있습니다.

편리한 사용을 위해서는 심의 내구성도 중요한데, 펜을 자주 떨어뜨리거나 휴대하면서 사용한다면 얇은 니들심으로 된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인 필기구로써의 볼펜 가격대는 최대 2000원 정도입니다. 사용량이 많지 않으면 부담 없는 가격이지만, 필기량이 많거나 다양한 색상을 구비하고 싶다면 리필심을 활용하는 것이 방법입니다. 일부 제품을 제외한 대부분은 리필심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플라스틱 관련 환경 이슈와 맞물려 볼펜 바디와 심의 종류를 자유롭게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제품도 늘어나 리필 활용도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마음에 맞는 볼펜을 찾았다면, 리필심을 온라인으로 주문 해 사용하는 것이 가성비와 환경을 위해 좋습니다.

단, 최초 판매되는 제품의 색상과 리필이 제공되는 색상은 다를 수 있어 미리 확인해 볼 것을 추천 드립니다.